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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험 한글학교] 잊지 않겠습니다 – 한국전쟁 참전용사 할아버지들과 함께한 특별한 만남
6월은 대한민국의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우리 노팅험 한글학교에서는 매년 6월이 되면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배우기 위해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감사하게도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신 Arthur, Fred, Robert 할아버지께서 학교를 방문해 주셔서 학생들과 뜻깊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수업은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감사 편지를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할아버지들께서는 연신 미소를 지으셨고, 학생들도 떨리는 마음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날 할아버지들께서는 오랜 세월 소중히 간직해 오신 전쟁 당시의 물품들을 직접 가져와 보여 주셨습니다. 낡은 사진과 기록물, 군 생활의 흔적이 담긴 물건들 하나하나에는 전쟁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한 할아버지께서는 함께 전쟁에 참전했던 전우들의 이름을 적어 지금까지 보관하고 계신 수첩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 이름들 가운데는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젊은 병사들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할아버지께서는 전쟁터에서 직접 목격했던 참혹한 현실, 부상을 입고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목숨을 잃어야 했던 수많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야기를 이어가시던 중, 당시를 떠올리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시고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에 교실은 숙연해졌습니다.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할아버지들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인 이야기 중 하나는 한 한국 군인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전쟁 중 극심한 배고픔에 시달리던 한 한국 군인이 자신이 끼고 있던 반지와 초콜릿을 바꿀 수 있겠냐고 부탁했고, 할아버지께서는 그 반지와 초콜릿을 교환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반지를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아이들은 직접 그 반지를 손에 끼워 보며 신기해했고, "왜 바꾸셨어요?", "그 군인은 어떻게 되었나요?"와 같은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오래된 반지 하나가 전쟁 속 인간애와 희망을 이야기해 주는 소중한 역사의 증거가 되었습니다.
이날은 학생들뿐 아니라 함께 참석해 주신 학부모님들께도 매우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질문 시간에는 학부모님들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양한 질문을 나누었고, 책이나 영상으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생생한 역사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남았던 것은 한 할아버지의 말씀이었습니다.
"제 자녀들은 정작 이런 이야기에 큰 관심이 없는데, 한글학교와 한국 사회에서 아직도 우리를 기억해 주고 관심 가져 주는 것이 정말 고맙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할아버지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한국전쟁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영국에서 자라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뿌리와 역사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 한글학교는 매년 6월이 되면 한국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분단의 아픔이 무엇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했는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역사는 단순히 시험을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과 책임감을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해가 갈수록 할아버지들의 연세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함께해 주셨던 분들 가운데 이미 우리 곁을 떠나신 분들도 계시고,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만남은 더욱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더 오랫동안 이런 특별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린 나이에 낯선 한국 땅에 와서 대한민국을 위해 용감하게 싸워 주셨던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우리 한글학교는 잊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계속해서 전해 줄 것입니다.
수업을 마치며 노팅험 한글학교는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특별히 제작한 머그컵을 할아버지들께 선물로 전달해 드렸습니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진심이 담긴 작은 선물이었지만, 그 안에는 오랜 세월 대한민국을 기억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분들에 대한 깊은 감사가 담겨 있었습니다. 머그컵을 건네드리며 이런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머그컵에 따뜻한 커피와 차를 담아 드실 때마다, 한국의 아이들이 할아버지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전쟁의 기억 속에서 조금이나마 덜 미안해하시고, 덜 아파하시기를 바랍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 기억은 참전용사들의 마음속에 평생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들의 아픔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할 수는 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머나먼 타국에서 자유를 위해 싸워 주신 수많은 젊은이들의 용기와 희생, 그리고 그들이 남긴 숭고한 정신 위에 세워진 나라입니다. 노팅엄 한글학교는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이 역사를 가르치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며, 참전용사들의 이야기가 다음 세대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Arthur, Fred, Robert 할아버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용기와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우리는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도 계속 이야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